[집중분석]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해법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자동차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내부적인 문제들을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20세기 세계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던 선진국들이 당면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 지도 진단해본다.

■ 인구구조의 노령화

자동차산업을 위협하는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인구구조의 고령화 현상이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고령화는 저출산과 맞물리면서 자동차 수요 뿐만 아니라 생산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어선 한국은 오는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전환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감소해 잠재성장력이 낮아질 전망이다.

또 국내 자동차시장의 가장 큰 소비층이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면서 소득 감소 등으로 자동차 구매 여력이 감소한 점도 자동차산업 성장을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2012년부터 고령층에 편입하기 시작. 그동안 차량 구입과 교체를 통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왔던 이들 세대는 은퇴 후에도 자동차 사용 의향이 높지만 구매 여력은 크게 감소할 것이 확실하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젊은층의 제조업 취업 기피와 맞물리면서 숙련인력의 부족을 낳아 자동차 생산 확대의 저해요인도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희망은퇴시점(63세)보다 현실적으로 은퇴시점(57세)이 빨라 소득공백이 예상되고,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가구가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인구 고령화와 젊은층 인구감소로 복지지출 확대, 세입 감소 등 사회 전반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자동차 수요도 감소했다. 반면 1990년대 이후 고령자에 대한 복지지출이 증가해 정부 재정운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세금을 부담하는 인구규모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9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감소, 1990~2000년까지 경제성장은 1.6%에 그치고 자동차 수요는 약 200만대가 감소하는 등 자동차산업의 발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 가계부채의 급증



지난 2012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국내 가계부채는 경기부진 및 부동산시장 침체와 연동되면서 국내 경제의 잠재위험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 2002년 465조원에서 2012년 959조원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확대되었으며,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되어 있는 가계부채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상환 부담 증가는 자동차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예금은행 내 주택대출 비중은 68.1%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은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예고한 후 시중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종료 시기를 2014년 중반으로 제시하면서 출구전략 일정을 제시했다.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금리 상승이 예상되며 이는 가계의 이자와 원금 상환을 압박하게 되어 자동차 판매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도 부동산 버블 형성기에 급격하게 증가한 가계의 주택 대출이 금리 상승과 금융업체 파산으로 문제가 되면서 글로벌경제 위기와 미국 자동차업체 파산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2004년 미국 정책 금리가 인상되면서 모기지대출금리를 포함한 가계대출의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강화로 연체율 증가, 압류 급증 등 초래했다.

이로 인해 소형 모기지업체 파산, 채권보증기관의 신용등급 강등, 리먼 브라더스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파산하거나 직간접 지원을 받았으며, 당시 미국 자동차수요는 38.3% 감소(2008년 4분기)했다.

그 결과 미 빅3 업체 중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공장 폐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발화점이 되었다.

■ 판매구성의 악화

경기부진과 실질소득 하락은 자동차 구매자의 성향을 경차, SUV 등 실용적인 자동차에 점차 수요가 편중되는 등 판매 구성(sales mix)이 악화되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 2012년 경차는 국산 승용시장의 17%를 점유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SUV는 7년 만에 최대 차급 지위를 탈환하면서 실용적 소비성향 강화와 여가 문화 확산이 주요 확대 요인이 되었다.

반면 최대 차급이었던 준중형 및 중형 승용에서 수요 이탈이 지속되고 성장 차급도 소형 모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승용 판매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해온 준중형 및 중형 승용은 2011년부터 수요가 감소하면서 2013년 1~5월 현재 35%를 하회하고 있다.

SUV 수요도 중소형 모델 비중이 90% 이상으로, 성장차급은 경차, 중소형 SUV 등 소형 모델 중심으로 구성이 바뀌고 있다.

국산차 판매 중 대형 차급의 비중은 큰 변화가 없으나 동급에서 수입차 비중 증가로 국내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 증가했다.

■ 수입차의 급성장

국내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판매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매년 사상 최대 점유율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 승용시장은 2010년부터 130만 대 규모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입차는 2011년 연간 10만 대 돌파, 2012년 승용시장 점유율 10% 달성 등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5천만 원 이상 모델 중 수입차의 비중은 2008년 26.8%에서 2013년 1~5월 62.9%로 국산차 비중을 추월했다.

이는 소비자 의식 변화,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 다양한 신차 출시, 공격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 등이 수입차 확대의 주요 원인이다. 수입차업체는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왔으며 유럽산은 2014년부터 무관세가 적용되어 국산차와 가격 격차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게다가 신차 출시가 부족한 국내업체와 달리 수입차업체는 2012년 100여 종,2013년 30여 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전 차급에 걸쳐 판매 확대를 도모해 수입차가 비싸다는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으며 거부반응이나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등하게 비교하는 상황이다.

전체 내수시장 규모는 정체된 상황에서 수입차가 확대되면서 국산차 점유율이 하락, 향후 대형 차급 뿐만 아니라 중형차급에서도 국내업체와 수입업체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특히 3천~4천만 원대 수입차 비중이 45%에 이르면서 같은 가격대의 국산 준대형 승용 및 대형 SUV 판매가 2012년 22.3% 감소했고, 2천만 원대의 폭스바겐 소형차 폴로가 출시 한 달 만에 수입차 판매 6위에 오르는 등 준중형 및 중형도 본격적으로 수입차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탈리아의 경우 1990년대 초반 미국업체의 공세 강화로 자국 업체인 피아트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과거 점유율 회복에 지금도 실패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포드는 신형 피에스타, GM은 아스트라와 신형 코르사 출시로 중소형 승용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으며, 이들 2개사의 점유율은 1980년대 후반 8%에서 1999년 20%로 급증했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 도요타의 야리스, 닛산의 카시콰이까지 가세하면서 이탈리아 시장은 수입 중소형 차급 경쟁이 뜨거운 상황이다.

반면 자국 업체인 피아트는 판다, 티포 등 당시 주력 중소형 모델이 미국업체 모델에 밀리며 1980년대 60%였던 점유율이 1999년 36%로 하락했고, 현재 일본업체 가세로 30%대 점유율도 위협받는 상황이 되고 있다.

■ 불안한 환율

일본의 엔저정책에 따라 원고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일본 자동차산업과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었다.

작년 9월 중순 78엔대였던 엔 달러 환율이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으로 올해 5월에는 100엔을 돌파했으며, 반면 원 달러 환율은 경상수지 흑자, 엔화 약세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고엔저 장기화는 해외시장에서 일본업체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산업과 완성차업체들의 수출 채산성 악화에 직면하게 될 수 밖에 없고, 국내시장에서도 일본업체들이 엔저를 활용한 가격 인하 혹은 공격적인 판촉 활동을 전개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잠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엔저 시기 일본업체는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하면서 판매를 증가시켰고 이로 인해 수익성도 향상시켰다. 2005년 1/4분기부터 2007년 1/4분기까지 엔/달러 환율이 104엔에서 119엔으로 엔화 가치는 14% 하락한 적이 있다.

당시 일본업체 수출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평균 29% 증가하면서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1/4분기 6.7%에서 2007년 1/4분기 8.5%로 대폭 향상했다.

최근 일본업체는 엔저를 바탕한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주요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국내업체와 직접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 정부지원과 노사갈등해소



세계자동차시장의 환경을 감안할 때 '위기의 탈출구'는 첫째 현장 경쟁력의 제고일 것이고, 둘째는 정부의 역할과 노사협력일 것이다.

특히 노사갈등은 자동차산업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독일은 지난 2000년대 중반 노사정 협의를 통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하여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고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반면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는 경직적인 노사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자동차 산업 기반이 붕괴되고 경제 위기를 초래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정부와 의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수출 지원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미 의회는 1980년대 초 크라이슬러 위기 시에 적극 개입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본을 방문해 자동차 세일즈맨 역할을 했고,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전 수상, 까리모프 우즈벡 대통령 등은 자국 자동차산업 발전을 진두지휘한 전력이 있다.

아울러 자국 업체의 가격경쟁력 제고 등 체질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노사정 대타협을 적극 유도하는 정부 차원의 중재자 역할도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위기에 직면하자 미국 정부는 총 62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구조조정과 노동 유연성 제고에 직접 개입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피아트의 국내 잔류에 대한 대가로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와 관련하여 노사 간 노동유연성 강화 협약에 동의하는 근로자에게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했다.

프랑스 정부는 PSA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70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한편, 자국 업체 보호를 위해 대형 고급차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유럽 자동차산업 경쟁력 회복 및 지속 가능성 제고 전략인 “CARS 2020”이 대표적 사례이다.

EU 집행위는 산업계, 노조, 정부 대표간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유럽 내 과잉 생산능력의 원활한 해소를 유도키로 하는 한편 사회적 파장 축소를 위해 해고근로자 재교육 및 직업 훈련 등의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같은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럽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여 GDP 비중을 현재의 16%에서 2020년에 20%까지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별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살펴보자

■ 이탈리아: 피아트

이탈리아 정부는 피아트의 국내 투자 보류와 생산 거점 미국 이전 발표 후 전폭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 지원을 결정했다. 피아트는 경쟁력 상실을 이유로 지난해 9월 2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한편 미국으로의 생산 거점 이전을 발표했다.

이에대해 이탈리아 정부는 피아트 잔류 대가로 정부 내 전담 테스크포스 팀을 구성하여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괄적 지원 방안을 강구키로 했으나,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이탈리아 정부는 노사간 노동 유연성 강화 협약이 지난 11월 21일 체결되도록 유도하고, 핵심 내용은 기업들이 상황에 따라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임금도 삭감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협약에 동의하는 근로자에게 2014년까지 총 21억 유로의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 프랑스: PSA

프랑스 정부는 PSA의 재무구조 개선 등 체질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70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을 지난 11월에 결정하고, PSA의 할부금융사 회생 지원을 위해 신규 채권 발행에 대한 70억 유로의 보증을 제공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소형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형 고급차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으며, 이 정책 시행으로 자국 내 양산차 생산이 연간 50만 대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프랑스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대폭 증액하는 조치를 결정해 대당 5천 유로에서 2012년 말부터 7천유로로 40% 증액하고, 하이브리드차 보조금도 4천유로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 미국: GM

미국 정부는 지난 2008년 GM과 크라이슬러 파산 위기 시 백악관 내에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전담팀을 구성하여 운영하면서 초기에는 GM과 크라이슬러의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각각 94억 달러와 40억 달러의 신속한 구제금융을 결정했다.

대규모 재정 투입을 전제로 채권단과 노조의 대폭적인 양보를 얻어내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지원했다.

GM의 채권단은 부채 탕감, 노조는 임금 동결과 상여금 중단, 파업 금지, 퇴직자 의료비 삭감, 고임 근로자 퇴직, 저임 근로자 채용 이중임금제 도입 등을 제시하고 공적 자금 500억 달러를 직접 지원했다.

당시 UAW는 ‘경쟁력 회복이 곧 일자리 창출’ 이라는 인식 하에 고용과 임금 유연성 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 잡뱅크 제도 중단, 성과 연동 임금제 전환 등을 제시했고,  자동차 업계는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5년까지 23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자동차산업은 그동안의 만성적인 고비용 구조와 공급과잉 상태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회복했으며, 실제 GM은 지난 2011년 세계 판매량 1위를 탈환하는 등 재도약에 성공했다.

■ 독일: 폴크스바겐

독일 정부는 1990년대 초 자동차산업 위기 이후 고용 유연성과 일자리 창출을 연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대가로 인력 감축을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 침체 심화를 방지에 나섰다.

이 정책은 2008년 금융위기 시 신속한 생산 및 인력 조정과 회복을 통해 빠른 경기 회복을 견인한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폭스바겐 노사는 ‘경쟁력 강화가 곧 고용 안정’ 이라는 인식 하에 근로시간과 임금을 연계한 고용 유연성 제고에 나서 잡쉐어링 제도와 근로시간계좌제 도입, 생산성 연동 임금제 등으로 고임금 구조도 완화했다.

■ 일본: 미래형차 개발지원

일본은 세계 최초로 정부 주도 하에 고속도로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연비 향상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2020년대 초까지 자율 주행 시스템을 실용화하여 자국 산업의 지능형차 시장 선점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친환경차는 산학간 공동 차세대 배터리, 경량 신소재, 희소금속 절약 및 재활용 기술 개발 프로젝트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고연비 친환경차 보급 촉진 명분 하에 3천억 엔 규모의 에코카 보조금 제도를 실시했으며, 이 제도가 시행된 2011년 12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수요 증대 효과는 300만대 이상으로 분석된다.

■ 영국: 저탄소차 개발지원

영국은 저탄소차 개발뿐 아니라 생산 증대를 위한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가장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저탄소차 개발 프로젝트에 3,200만 파운드 이상, 저탄소차 및 부품생산 설비투자에 10억 달러 이상 지원햇으며, 구매보조금 예산 4,300만 파운드를 조성하여 시행 중에 있다.

■ 중국 및 인도: 친환경차 전략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차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200만 대로 확충하는 목표 하에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이며, 인도 정부도 전기동력차 보급 확대 목표 하에 2020년까지 연구개발 및 인프라 구축 지원에 36~41억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 고용유연성 제고

위기의 자동차산업을 살릴 가장 중요한 해법은 고용유연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지난 2003년 이후 독일은 노동시장 규제 완화 및 유연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통해 노동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을 지속적으로 개선시켜 경제 안정화를 실현했다.

그 덕에 독일은 탄탄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위기 시에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며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은 비정규직 사용 제한,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고용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기보다 비정규직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고 실업을 예방하는 등 ‘고용의 총량’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고용유연성에 촛점을 맞춘 정책을 펴고 있는 영국은 유럽의 최대 자동차 생산국가로 도약할 전망이다.

실제 재규어 랜드로버는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생산할 헤일우드 공장에 향후 4년간 20억 파운드, 저탄소 엔진생산을 담당할 울버햄튼 공장에 3억5500만 파운드를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BMW도 옥스퍼드, 버밍엄, 스윈든 등 영국 내 공장 3곳에 앞으로 3년 동안 5억 파운드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 혼다는 스윈든 공장의 뉴시빅 양산에 대비해 500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했다.

도요타는 버나스톤 공장의 뉴아우리스 생산을 위해 1억 파운드를 투자하는 한편 1500명의 인력을 추가 고용했고, 닛산 역시 뉴 캐시카이, 노트 후속 해치백 모델, 전기차 리프 등을 생산하기 위해 총 7억3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세웠으며 400여명의 신규 근로자를 채용했다.

오펠은 아스트라의 신형 모델을 영국 엘스미어 공장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엘스미어 공장은 오펠의 독일 보훔 공장과 폐쇄위기를 두고 경합했던 공장으로 뛰어난 기술력과 유연한 노동 유연성을 갖춘 독일과의 경합에서 선정되었다

■ 고임금-저생산성 해소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 경쟁력은 경직적인 노사관계로 인해 지속적으로 저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국내 공장의 대당 조립 생산성이 30.7시간(울산)으로 해외공장의 47~66%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내 공장의 임금은 지난 10년 동안 2배 이상 상승 (2001년 4천242만 원에서 2011년 8천934만 원)했다.

[현대차 해외공장별 HPV (대당투입시간)]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요구한 방안을 보면 임금 및 성과급 등 기본급 13만198원 인상과 작년 순이익의 30% 지급(1인당 성과급 약 3400만원), 정년 만61세로 연장을 요구했다.

또 3자녀까지 적용되던 중, 고, 대학교 학자금을 전자녀로 확대해 줄 것과 자녀 대학 미진학시 1천만원 ‘기술취득지원금’ 지급, 차량 할인폭 최대 30%에서 35%로 확대,  5년 이상 근속자에 퇴직금 누진제 신설, 자녀출생 및 결혼 시 휴가일수 3일에서 5일로 연장하는 내용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공장 신설 및 신차종 투입 때 노사공동위원회 심의 및 의결, ‘정당한 노조활동’을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 처우, 민형사상 책임 지우지 않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제시했다.

이같은 강도높은 노조측의 요구조건에 대해 회사측은 고임금-저생산성의 구조가 악화될 경우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세계자동차시장에서 탈락하는 한편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중국, 유럽, 미국 등 해외 공장들이 높은 고용유연성으로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자칫 생산기지의 탈 한국을 초래하는 역풍을 가져올 가능성이 없지 않은 셈이다.

[재벌닷컴]